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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국인 카지노가 개장한지 올해로 10년째입니다. 요즈음처럼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더 많은 사람들이 대박의 꿈을 안고 이곳을 찾고 하지만 대부분 빈손으로 돌아갑니다. 이 가운데는 모든 것을 잃고 카지노 주변을 맴돈다고 해서 카지노 앵벌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스스로 막장이라고 말하는 이들의 삶을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빠르게 돌아가는 룰렛. 카드를 다루는 딜러들의 빠른 손놀림. 그리고 매 게임 마다 즐거워하는 손님들. 매일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카지노를 홍보하는 동영상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담기지 않은 또 다른 모습이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 답게 강원랜드의 금요일 저녁은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으로 크게 붐빕니다. 금요일과 주말에만 2만6천명 정도가 다녀갑니다. 블랙 잭이나 바카라 게임 테이블은 인기를 증명하듯 이중 삼중으로 인의 장벽이 만들어집니다. 김형국씨를 만난 곳은 바로 블랙 잭 게임 테이블이었습니다. 카지노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면서 한 방을 노리는 김 씨는 일명 카지노 앵벌이로 불리는 사람입니다. <인터뷰> 김형국(가명/카지노 앵벌이) : “따기 시작하면 1시간에 2백씩도 따. 운이 좋은 사람들은 7만원 10만원 가지고 일억도 따지 금방 따.” 앵벌이는 어떻게 이뤄질까? 강원 랜드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ARS로 자리를 신청합니다. 자리는 한정되고 방문하는 사람은 많으니 미리 입장 순서를 정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300번 이하 번호에 당첨될 경우 인기 있는 블랙잭과 바카라 테이블을 앉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자리를 사고 판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김형국(가명/카지노 앵벌이) : “30(만원까지 베팅할 수 있는)테이블같은 경우 평일 날은 한 15만원 주말은 한 25만원 정도...” 실제로 이튿날 아침 자리를 사고 파는 현장을 쉽게 목격 할 수 있었습니다. 카지노 홀에 입장하자마자 기자에게 당첨 번호를 묻는 사람들이 계속 이어집니다. 일명 자리쟁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자리를 사기 위해 돌아다니는 것입니다. <녹취>“(자리 사신다고? 얼마에 사시는데?) 번호에 따라 다른데 20만원 25만원 둘 중에 하납니다. 들어가서 자리를 잡아놓고 5시에 자리를 바꿔 주시는 거예요. 저희랑...” 서울 또는 타지역에서 오는 게이머에게 팔 자리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녹취>“요즘 솔직히 경제도 어렵고 그런데 이런거 당첨한번 돼서 25만원 벌면 은 돈은 아닙니다. 우리는 이거를 밤새 돌려요. 임대식으로... 새벽 1~2시까지. 그럼 많이 남는 게 아니라 자리 하나를 잡아야 5만원~10만원 남아요.” 거래가 성립되면 카지노 직원들 눈을 피해 현장에서 돈이 오고갑니다. 결국 김 씨 같은 앵벌이들은 당첨된 번호로 자리를 잡아주는데 25만원 정도 받고 자리쟁이들은 이 자리를 게이머에게 30만원에 넘기는 구조입니다. 투 핸드라고 불리는 또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게이머 뒤에 서있는 사람들이 같이 베팅을 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형국(가명/카지노 앵벌이) : “상한선이 30만원 밖에 못가니까 한사람을 사서 같이 베팅하면 60만원을 갈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까 투핸드를 사는 것이고...” 두 명이 게임을 하는 것이지만 사실상 한 사람의 게임이라고 해서 투 핸드라고 불립니다. 물론 게이머가 돈을 따게 되면 앵벌이는 사례금으로 수익의 5% 정도를 받게 됩니다. 카지노 측에서는 이를 금지하고 있어 두 사람의 관계는 매우 은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투 핸드 관련 실랑이도 심심치 않게 일어납니다. <녹취> “(당신 나한테 투 핸드 했냐고 그러지 않았냐고?) 제가 언제 그랬습니까? (차라리 첨부터 그렇게 얘기 했으면 내가 인정을 해. 당신 나한테 투 핸드했냐고 인상 쓰고 얘기 했잖아.) 그렇게 말한 적 없습니다.” 앵벌이 생활 석달째인 김 씨는 원래 부산에서 조그마한 가게를 운영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우연히 카지노에 들러 게임을 한 것이 화를 불렀습니다. 지난 6월부터 따다 잃다를 반복하다 석 달만에 전 재산 3억 원을 몽땅 날렸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형국(가명/카지노 앵벌이) : “본전만 생각 안하고 잃어버린 것이다. 포기 했으면 이렇게까지는 되지는 않았죠.” 지금은 부인과 함께 카지노 근처에서 월세로 살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도구와 옷 몇 벌이 전부입니다. <인터뷰> 김형국(가명/카지노 앵벌이) : “단돈 10원짜리 하나 없을 때 남한테 돈을 좀 꿔 달라 했는데 거절당했을 때 그때가 제일 서러웠죠. 돈이 없어서 실제로 역에서 잘 때도 있었어요...” 김씨의 부인은 처음에 남편을 더 강하게 말리지 않은 것을 후회합니다. <인터뷰> 이은화(가명/카지노 앵벌이) : “처음부터 조금 더 제가 더 말리고 이 양반에게 반대를 했으면 죽기 아니면 뭐 하듯이 그런 식으로 했으면 이렇게 안됐지 싶어요. 사실은...” 자신들의 궁색한 삶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이모 집을 전전하고 있는 자식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기만 합니다. <인터뷰> 이은화(가명/카지노 앵벌이) : “속상하면 나가서 한 잔 마시고 혼자서 울고불고 하다보면... 어제 밤에도 한 잔 마셨어요. 한 잔 하고 애 생각나서 한 잔 더하고 애한테 제일 미안하죠. 가슴 아프고... 부모가 할 짓이 아니잖아요.” 카지노 주변에 이런 앵벌이들은 얼마나 될까? 어떤 사람들은 천명 정도 된다고 하고 또 어떤이들은 2천명도 넘는다고 합니다. 이들은 카지노 호텔 지하와 2층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소파위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앵벌이에 속합니다. 찜질방 갈 돈도 없고 겨울이라 노숙도 힘들기 때문에 하룻밤을 이렇게 보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찜질방은 어떨까? 앵벌이들이 많이 찾는다는 찜질방을 찾았습니다. 교실 두 개 정도 되는 넓은 공간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들어차 있습니다. 이곳에서 카지노 초창기 때부터 지금까지 10년간 카지노를 맴돌고 있다는 박철수씨를 만났습니다. 경기도에서 주류 도매업으로 큰 돈을 만졌지만 순식간에 나락으로 빠지게 된 당시를 씁쓸하게 회상합니다. <인터뷰> 박철수(가명/카지노 앵벌이) : “돈은 잃어도 재미 있잖아. 그럼 집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도 모르고 송금 보내 송금 보내... 회사돈 다 말아먹고 내가 주류도매상했었어. 땅까지 다 팔았지만그 다음에 있는 거 팔아 먹어야지 그리고 형제들한테 해먹어야지...” 박 씨는 도박의 피해는 자신에게만 그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고 말합니다. <녹취> “앵벌이들이 달리 앵벌이 된 줄 알아? 이 사람아! 수억 해먹고 수십억 해먹고 오 갈 데도 없고 그러니까 어떻게 빚 버티고 살려고 돈 있는 사람 붙잡아서 설계해야 살거아냐? 남 어떻든 말든 난 먹고살아야 될 거 아냐? 그런 동네가 여기야, 응!” 게임을 잘하는 방법을 말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단호하게 돌아가라고 말합니다. <녹취> “환자가 되기 전에 가란 얘기야.치료가 될 수 있을 때 가야지 치료가 될 수 없으면 때려죽여도 하는 게 마약과 카지노야. 마약이야 없으면 안하지만 카지노는 있는데 안 올 수가 없단 말이야.” 정작 기자에게 돌아가라던 박씨는 개장 시간에 맞춰 습관처럼 또 다시 카지노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카지노 앵벌이로 전락하는 첫 번째 단계는 자신이 타고 온 승용차를 전당포에 맡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른바 배수의 진을 친다는 의미에서 자가용을 맡기고 돈을 융통하지만 대부분 그것마저 잃고 맙니다. 그래서 카지노 아랫 마을에는 공터마다 전당포에 맡긴 차들이 즐비합니다. <인터뷰> 이은화(가명/카지노 앵벌이) : “움직이는 차 같으면 계속 이렇게 있지 않지. 거의 대부분 전당포에 잡힌 차죠.” 맡겨둔 것은 자동차만이 아닙니다. 한 모텔에서는 이들이 돈 대신 맡긴 주민등록증과 카지노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적립 카드가 수 십장 나옵니다. <녹취> 모텔 종업원 : “십중팔구는 앵벌이라고 봐야죠. 모텔 주변을 계속 도는 겁니다.하루 이틀 안내고 떼어먹고 다른 모텔로 가는 거죠. 그 사람들 여기가 직장이니까요.” 이런저런 단계를 거친 카지노 앵벌이들의 사연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우연히 카지노를 알았고 자제할 수 없어 모든 것을 다 잃고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신세가 됐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이 내리는 결론도 비슷했습니다. <인터뷰> 김형국(가명/카지노 앵벌이) : “운 좋게 대박 하나 터트리는 그 희망밖에 없어요. 모든 사람이.. 저뿐만 아니고. 하나 터트려야 내가 그만 두던지 안 오던지 하지...” 지난 9월 이후 카지노 내방객 수는 월 20만명을 넘습니다. 불경기가 본격화되면서 로또 판매도 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 실업자와 중국인 종업원이 큰 돈을 들여 로또 복권을 샀다가 당첨이 되지 않자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인터뷰> 김교헌(교수/ 한국건강심리학회장) : “도박으로 인한 중독 문제가 그냥 일상에서 일어 날 수 있는 일이고 지금도 많이 봐왔고. 그런 것들은 주로 이제 개인의 도덕적인 문제거나 이렇게만 생각하는 사회적 태도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진부한 얘기지만 살기가 힘들고 고달플수록 허황된 대박을 쫓기 보다는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작은 꿈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